살다보니 감사원을 가서 국민감사청구를 접수하는 일도 겪게 되었다. ㅡ.ㅡb
감사원은 삼청동 북한대학원대학교 근처에 있었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보니 인적이 드물어 한적하고 공기도 맑았다.
한 마디로 머리 식히기 좋은 곳이었다.
오늘 내가 감사원에 가게 된 것은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경비 지원금)을
미군기지이전비용으로 전용하는 것과 관련한 내용을 감사청구하기 위해서였다.
청구 사유를 살짝 요약해 보자면,
지금 추진된고 있는 미군기지 이전 비용은 원인제공자부담원칙이 적용돼
한 측과 미 측이 반반씩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미 측이 우리가 낸 방위비 분담금을 미 2사단 이전 비용으로 쓴다고 했고,
한국 정부는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거다.
사실 미 측은 방위비 분담금이 남아 돌아서 이를 축적하다 못해 이자놀이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그런 방위비 분담금을 또 증액해 주기로 했고,
심지어 기존 협상을 깨고 기지 이전 비용 전용까지 눈 감아 주고 있다. 쯔쯔쯔. 못난 정부 같으니라구...
:: 보러가기 - [참여연대] 방위비분담금 미군기지이전 비용 전용에 관한 국민감사청구
여튼 국민감사청구를 하려면 300명의 연서가 필요한데, 다행이 며칠 만에 452명의 연서를 모아 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내 이름도 들어있다. (우리 가족, 남친 꺼도 넣을려고 했는데 깜박했다. 럴수럴수~)
감사원 민원실을 들어서서 담당자와 마주앉아 접수를 시작,
담당 아저씨는 관리답게(!) 감사 청구 내용을 읽기보다는 서류들을 구별해 내느라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이게 청구인 명부이고 첨부자료... 증빙자료는 또 뭔가요? 이런 식으로...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서류에 제목을 기입하기 위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관련한 거죠? 라고 물어보셨다.
"아, '방위비분담금 미군기지이전비용 전용에 관한 국민감사청구' 라고 하면 돼요."
라고 했더니 그 분이 생각보다 복잡했던 모양인지 직접 적어달라고 하셨다.
나는 심혈을 기울여 궁서체에 가깝게 적었다. ㅎㅎㅎ
내가 접수한 게 39번이었는데, 접수대장 양식을 보아하니 아마도 올해 지금까지 39건의 국민감사청구가 들어온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걸로 국민감사청구를 할까?
(올해 촛불집회가 성황리에 벌어질 때, 참여연대는 이번 방위비 분담금 관련한 거 말고 쇠고기 협상에 대해서도 국민감사청구를 했었다.)
궁금해서 국민감사청구 관련한 기사를 찾아봤는데, 아래 한겨레에서 보도한 기사가 나와서 펌질한다.
[KBS 특별감사] 국민감사청구제도는?
‘법령위반·부패로 공익 해하는 경우’ 한정
시행 6년동안 211건 접수, 35건 감사 실시
한겨레 2008-5-21
21일 감사원이 한국방송 감사에 착수하도록 하는 발단이 된 국민감사청구 제도는 지난 2001년 국민들이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그다지 활발하게 이용되진 못했다.
이 제도는 20살 이상의 국민 300명 이상이 연서해 감사를 청구할 수 있으며, 대상은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인하여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로 돼 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 및 그 장의 권한에 속하는 사항, 국가의 기밀 및 안전보장에 관한 사항, 수사·재판 및 형집행에 관한 사항, 사적인 권리관계 또는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사항, 다른 기관에서 감사했거나 감사중인 사항 등은 청구 대상이 아니다.
국민감사청구가 접수되면, 감사원 직원과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는 30일 안에 감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위원회가 감사 실시를 결정하면, 감사원은 60일 안에 감사를 마쳐야 한다.
이 제도가 시행된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연평균 약 35건씩, 모두 211건의 국민감사청구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16.6%인 35건만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에서 감사 실시 결정이 내려졌다. 나머지는 대부분 기각·각하되거나 취하됐다. 국민감사청구의 내용은 건설·교통 분야가 25.1%로 가장 많이 차지해, ‘민원성’이 많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국민감사청구 사례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15개 언론기관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200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 사전 유출 의혹에 따른 수능제도 전반 △공인중개사 시험 관리 문제점 △한국철도공사의 영등포역 가판대 영업행위 등에 관한 것이 있으며, 감사원은 이들에 대해 감사를 실시해, 주의나 제도 보완 조처 등을 내렸다. 황준범 기자